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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01
    20151201 올해의 마지막 달 시작

20151201

팔에 채워진 손목에 팔찌를 보면서 열심히 살아야하는 오늘을 상기시키지만 오후만 되면 몸이 늘어지는 것이 현실. 온몸으로 부딪히는 것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현실. 그러는 가운데 2015년도 이렇게 마지막을 마주하고 있다.12월이다. 나에게 13월이 생긴다면 나는 아마도 욕구실현을 위한 소비생활에 열중할 것이다. 다행히 돈도 없고 13월도 없고 , 2016년의 1월이 기다릴 뿐이지만.
요즘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는 품목만 봐도 정말 하잘것없는 것을 사기위해 이리저리 분주한 시간으로 인생을 소비한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 하잘것없는 것들이 나를 위로하는 유일한 낙이라는 것.나의 현재는 그렇단다.

아침에 5616버스를 타고 집을 나서면 다음 정류장에서 탑승하는 두 모녀를 자주 마주치게 된다. 우리는 2015년의 가을을 같은 시간과 공간속에서 보낸 셈인데 여자아이는 초등학생으로 좀 뚱뚱한 편이고 그 아이의 엄마는 얼굴을 본 기억이 안나서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그 아이의 손에는 대부분 휴대폰과 과자따위가 손에 들려있고 요즘같이 추워진 날에도 적당히 두꺼운 체육복같은 상의와 하의에, 여자들이 실내에서 덮는 무릎담요같은 것을 가방위에 둘러싸매고 버스에 오른다. 외투가 없는 것일까. 최근에 본 초등학생중에 저러고 다니는 아이는 처음 본 듯 하다. 자리를 양보해야할 만큼 어린편도 아니라서 나는 가끔 물끄러미 그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뭔지 모를 슬픈 기분에 아침이 우울해진다.
그냥 이건 나의 감정이입일 것이다. 아침에 게임에 열중하며 과자를 먹으며 등교하는 여자아이는 행복할지도 모르지만, 그냥 좀 말끔하고 단정하게 아침에 여러가지 상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어린날이 많으면 좋을 것 같다고 . 매일 그 담요를 덮고 등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린시절의 나는 지극히 예민하고 ,그 당시에도 나름의 강박이 있었고(-,.-), 심약하면서도 이상하게도 옳고 그른 것에 강경했다. 그냥 상상만 하고 재미난 것만 찾기에도 바빴으면 좋았을 걸.
엄마는 학교가기 싫어하는 나를 아픈 날에도 등교시켰다. 그리고 나 역시 학교가기를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싫어했으면서 한번도 빠지지 않고 다 출석해버렸다. 그깟 학교가 뭐라고.
덕분에 스무살 넘어서는 학교를 아주 적당히 다녀버렸지만.

나이를 먹으니 여러가지에 연민이 주렁주렁 매달리기도 하고 또 그 연민따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털어내는 냉정함도 커지는 듯하다. 올해를 작년과 다르게 보낸 것이 뭐가 있을까.
마음의 변동은 늘 있고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날은 지극히 적다. 있기는 했을까 싶게. 미련은 희미해져가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 말할 날도 분명히 올거라고 믿는다. 과거는 지나갔다.인생이 아무리 막장이라도 드라마에 대사처럼 언제나 출구는 있다. 아직 나는 나갈 마음이 없는 것이지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출구를 찾느라 애를 먹는 중일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말로 뱉어내는 많은 것들 중 하나 정도는 지켜주는 인생이 되야겠다고. 쉬웠으면 벌써 해냈겠지. 세상엔 공짜가 없는 걸.
내일은 좀 나아지자. 아니라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로 뱉어버렸으니 나아질 거야. 12월을 보내며 13월 생각을 하지 않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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