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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1.16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2. 2016.12.11
    <미생 > 윤태호
  3. 2016.12.05
    <우리는 이렇게 살겠지> 신용목
  4. 2016.09.16
    밀레니엄 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 지음
  5. 2016.08.04
    <고령화 가족> & 여러가지
  6. 2016.07.02
    <인간 실격>을 읽고
  7. 2015.09.25
    Paul Auster의 <달의 궁전>을 읽고
  8. 2015.02.06
    요즘의 독서 생활
  9. 2015.01.16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읽고
  10. 2014.11.08
    마지막 페이지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글/그림:이아림

커피를 마시며 2시간 동안 읽었다.어쩌다 보니. 요가의 유용함을 알기에,더더욱 공감되었고 글쓰기의 간결함을 정확히 보여주는 작가 같아서 흡족해하면서 읽었다.
요즘 젊은 세대의 삶.생계를 위한 몸부림.생각은 비슷한데 부지런히 글쓰면서 열심히 사는 작가님이 부러웠다.
그건 여전한 나의 삶과 비교되기 때문이지만.
 사서 읽었으면 좋았겠지만 요즘 절약모드라. 작가님 미안요.ㅎㅎ

한껏 가난하고 나이먹어도 별 수 없고 몸은 늘 힘들지만.그래도  끄적이고 읽고 걷기를 멈추지 않는 나에게도 응원을 보낸다.셀프 파이팅!
요가 매트에서 고양이 자세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 운동없이 건강한 정신은 돌아오지 않는다.레알.
and

<미생> 윤태호

11월에 <미생>을 읽었다. 유명한 다른 것들도 많았는데 이제서야 읽다니. 드라마로 보고 참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책으로도 읽고 싶었다. <미생>을  도서관에서 빌려봤는데 도서관에서 빌린 책의 단점. 책을 반납하는 순간 나의 뇌도 같이 반납되는 일관된 경험을 역시나 겪고 말았다.기억이 벌써 가물걸지만 적어보자면 이렇다.

<미생>에서 장그래처럼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을 내가 겪었던가? 책을 읽으면서 계속 묻고 답했던 것 같다.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삶을 방관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이 가장 아팠던 것일까. 꿈꿔왔다고 생각했던 나의 청춘을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낭비한 것에 대한 후회와 답답한 현실이 나를 괴롭혔던 것일까. 아무 것도 아닌 인생은 없지만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닐까. 항상 하는 생각들에 또 나의 과거는 출렁거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삶을 걸어가는 장그래가 있었던 것. 책장을 넘기면서 내 인생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 단순하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지보다 어쩌면 어떤 어른으로 늙어갈 것인지를 고려해야할 시기로 접어드는 인생일지도 모른다. 너무 많이 와버렸고 돌이킬 수 없다.  조금은 합리적이고 행복해지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에게 바라는 점이다.
그리고 건강하게 살아가기.

<미생>을 읽고.
윤태호 작가님에게 감사합니다.
and

<아무날의 도시>에 수록된 시의 제목과 같은 제목.
<우리는 이렇게 살겠지> 에세이를 읽고 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는 시의 언어를 보는 기분.

요즘  다시 불안증이 올라와서 힘든데 산문집도 하하호호 내용은 아니라서. 글은 참 좋지만. 내가 상태가 별로라.

요즘, 아무튼 읽고 있다.
and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 지음

2016년의 8월의 무더위 속에서 잘한 짓이라면 드디어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1,2 권을 읽어냈다는 것.
사실 이 책을 선물 받고 몇 장 들춰보다 덮어놓고는, 2년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겨우 다 읽었다. 독서광이라고 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문학소녀의 명맥을 잇는 관심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시간을 보낸 때도 있었는데, 요즘같아서는 이런 생각도 해서는 안되겠다는 깨달음을 얻는 계기의 책이 되었다.  진입장벽이 나에겐 무척이나 높았던 책.

우선 등장인물 이름이 익숙해질 만하니까 1권 끝났음. 뭥미? 진심 그랬다. 등장인물 이름이 주인공만해도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블롬크비스트가 처음에 사건을 조사하게 된 계기를 만든 사람 이름은 "한스에리크 베네르스트룀" 이었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만 해도 "미카엘"로 부르지만 잊을만 하면 나오는 그 "베네르스트룀" 이란 작자는 적응이 힘들었다. 제대로 대화체로 등장한 사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싫은 이름이었다. 차라리 사건의 주요 인물들인 "방예르"가족 사람들 이름이 훨씬 수월한 편이었다. 또 다른 주요인물 "리스베트 살란데르" (천재 여성 해커님은 내가 진짜  실력면에선 인정.), '리스베트' 상사이름만 해도 아르만스키(잊을만 하면 나와서 혼란을 주시는 이름). 읽은지 한 달이나 되었는데도 이름이 주는 스트레스가 상당했기에 아직도 투덜거린다.  스웨덴소설을 처음 접해서 그런 것이라고 하기엔 인내심을 요하긴 했다. 내용면에서도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고.

이 소설은 구성면에선 완벽한 추리물은 아니다. 추리물을 선호하긴 하지만 덕후수준이 아닌 나로서도 1권 중반 정도에 범인을 예상했으니까. 다른 무엇보다 주인공이 이끄는대로 숨겨진 퍼즐을 맞추고픈 욕구가 들게하는, 이야기꾼의 실력이 출중한 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글쓰는 사람으로서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덕목인데 ,정작 작가아저씨는 죽었기 때문에 시리즈의 끝을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기업들의 비리를 파헤치며 소신있는 보도로  밀레니엄이란 시사잡지를 이끄는, 밀레니엄 공동 편집자이자 기자인 미카엘. 미카엘이 취재한 보도내용이 비리가 충분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취재과정에서 "베네스트룀"측에서 파놓은 함정에 빠지게 되면서, 미카엘이 보도한 사건은 소송에 패소하게 된다. 이 계기로 밀레니엄은 파산의 위기에 놓이게 되고, 잡지사의  재정위기와 비리 전문기자로서의 명예가 실추되어 활동이 어려워진 미카엘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게 된다. 바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제시한 것이 이 소설의 주된 사건인 "방예르"집안의 실종 및 살인(?) 사건이다.

소설에서 중요한 또 다른 인물 '리스베트'. 요즘 설명으로 걸크러쉬를 넘어 더 센 캐릭터의 여성인데, 내가 약한 존재에 약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해커로서 천재적인 감각은 부럽기는 했지만 한사람의 인생으로서는, 이 소설에서 희생된 여성들의 이미지와 겹쳐져서 마음이 우울하기만 했던 캐릭터. 나이든 아저씨 좋아하지 말라고 볼 때마다 목구멍으로 솟구쳤다(-,.-).
미카엘과 더불어 리스베트의 상황이 각각의 챕터로 번갈아 나오면서 1권 끝무렵에서야 연결점이 생겨 2권부터 둘이 함께 "방예르"집안의 30년 전  미결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36년 전의 미결 사건을 해결했다는 결과보다는, 의문점을 지워가는 동시에 잔혹한 사건의 내용을 맞딱드리는 것이라고 본다. 난 범인을 예상했다.  '방예르'집안의 사건은  미드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내용의 것들과 유사했다. 내가 많은 유사 사건들에서 발견한 공통점은 누군가는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도와줬어야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했어야 했다는 것. 하지만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피해자에게 그런 힘과 용기가 생기기는 힘든 법이니까, 결국 주변에서 누군가는 도와줘야한다는 것이고 , 주변 누군가는 분명 용감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결론은 '좋은 사람을 주변에 가까이 두자(?)' 가 되는 것인가.

소설을 읽으면서 흥미진진한 취재과정에 시간가는 줄 몰랐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셜록 홈즈나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을 읽을 때는 어땠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런 느낌은 아니었는데. 장르소설로 받아들이기보단 현실에 있을 법한 사건으로,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일까. 요즘의 수사물 드라마나 영화, 책들이 보다 전문적이고 잔혹한 디테일이 선명한 것은 사실이니까.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지구 어느 곳에서 사는 동안 피곤한 일임을 또다시 확인한 기분이다. 3일만에 두권을 읽을 만큼 재미있었던 것은 틀림없으나, 다시 읽을 일은 없다.
(임산부나 심약한 여성은 안읽어도 된다. ㅎㅎ. 작가 아저씨는 좋지만 사건 전말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걸 어쩔 수 없음.)



1) 나머지 밀레니엄 시리즈는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벌집을 발로 찬 소녀>는 올해가 지난 뒤에 읽기로 결정했다. <밀레니엄 1부>을 읽었다는 것으로 진입장벽 높은 소설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은 사라졌기를.
2) 시간이 지난 뒤에 쓰기보단 될 수 있으면 읽은 다음에 기록을  남기는 신속함을 겸비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나에게 바라는 것
and

20160804: 8월, <고령화 가족>

밤에 너무 더워,잠을 이루기 힘들어서 요즘 잠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다. 한참을 탭을 가지고 유튜브 조회를 하느라 눈이 빠지는 것 같은 피로감에 시달려서 다시 종이책으로 돌아온 셈이다.( 눈병이 나려해서 멈춘 것이지만)

1.
7월에 읽은 책은 <십이국기>1,2 권. 책을 읽다가 뒤의 내용이 더 궁금해서 애니메이션을 찾아봤다. 그래서 지금 2권에서 멈춘 상태. 앞으로 0권(마성의 아이)은 이미 샀으니까 읽을 것이지만 3권 이후로 계속 구입을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애니메이션을 봐버렸으니....작가가 계속 뒷얘기를 쓰는지 아닌지만 알아도 계속 구입할텐데. 아무튼.

2.
<고령화 가족> 천명관 작가님의 책. 어제 새벽까지  다 읽고 잠들었다. 덕분에 오늘 오전에 일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읽으면서 꼭 박민규 작가의 글을 읽는 건가 싶은 느낌을 받았다. 좀 재미난 느낌이었는데, 사실 천명관 작가 글을 끝까지 다  읽은 것은 <고래> 뿐이라서 (다른 책을 읽다가 멈춘 것이 몇 개 있다) 작가성향에 대해 느낀 바를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다른 무엇보다 영화나 책에 대해 작가의 적절한 비유와 설명이 읽는 내내 즐겁게 만들었고 , 그 영화들을 내가 각주를 읽지 않아도 다 알아먹는 것을 보면서 과거의 영화보기가 취미였던 것이 새삼 떠오르는 고마운  시간이었다. 물론 이것은 책의 내용을 설명하는 부수적인 요소였지만.
사람은 하찮은 것들로 평가되고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 하찮아보이는 것을 품고 살아가는 긴 시간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인생의 연결고리일 것이다. 한 단계를 넘어가는 순간을 이어주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지 소중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매일 숙제처럼 아침을 열고 대문 밖을 나가는 것은 어렵고 힘들지만 적어도 피하지 않고 계속 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 정도로도 나는 나에게 실망하지 않을 생각이다. 사소한 것부터 인생의 많은 부분은 채워진다는 사실. 고령화 가족을 보면서 인생의 시간에 연연하면서 사는 짓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and

20160626 <인간 실격>을 읽고

아무생각 없이 포켓사이즈라서 샀다가 중간까지 읽고,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오늘 다 읽었다. 길이 자체가 짧으니까 금방 읽었지만, 읽으면서 밀려오는 삶의 지지부진함을 어쩜 이렇게 구체적이고 힘이 빠지도록, 감정이입 가능하도록 써주셨는지 새삼, 다자이 오사무 작가님에게 박수가 나올 지경이었음.
이 유명한 소설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읽은 것이 심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 시절에 읽었더라면 엄청 헤맸을 테니까.
읽으면서 내내 '이상'의 <권태>나 채만식의 소설들을 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정서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든 통하는 것이 있다고 보면 될까. 물론 식민지 시대를 살아간 우리나라의 정서와  침략국의 정서는 다르지만. 일상을 관통하는 개인의 삶으로 들어갔을 때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온몸으로 느낄만치 서글펐다. 하지만 주인공 '요조'가 자신에 대해 서술하는 여러 부분들에서는 대체로 웃음이 났다.(채만식 소설에서 실소가 터지는 것과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누구나 삶의 한쪽 부분은 '요조'인 것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란 존재를 담아낼 그릇이 조금씩 다를 뿐. 삶에 있어서 차별이란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다. 각자의 용량에 맞게 살거나 사라지거나. 그런 거 아닐까.
and


올해 여름에 대하소설을 읽으려했던 계획은 진작에 포기했고, 그에 버금가는 분량의 책을 읽어보고자 다짐을 했었는데 결과는 달랑 2권!  여름에 한 것이라고는 장염을 오래도록 앓았다는 것이 유일한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읽은 책 중에 하나는 <달의 궁전>이고 다른 하나는 Eric Weiner의 <행복의 지도>이다.에릭 와이너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아무튼 나중에 적어보기로 하고 .

폴 오스터는 예전에 십여 년도 훨씬 전에 처음 접한 책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뉴욕 3부작>. 그 소설을 읽었을 때의 신선함이란 것이 가슴 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 터인데,책을 읽고 기록도 하지 않고 밑줄도 안치던 시절이라서 충격을 먹을 정도로 재미나던 소설이었다는 기억만을 ,오로지 기억만을 가지고 있다. (이래서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기록을 남겨야 하는 것이다. 아니면 두 번,세 번 읽든지.) 그리고 또 다른 책은 <빵굽는 타자기> 정도. 지금까지 총 3권을 읽었으니 한 작가의 세계관을 파악할 만한가? 그럴리가......

7월에 다 읽고 여러가지 일들을 처리하고 하느라 사실 그 느낌이란 것이 오묘하게 남아있다. 이 작가님은 사실 처음에 잘 안읽힌다. 책의 판형도 그렇지만 뭘 하드커버씩이나 만들어서 가뜩이나 글자도 빽빽한데 눈의 움직임까지 느려지는 형국. (거친 재생종이로 만들어도 좋으니 가볍고 싸게 페이퍼북으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출판사여러분. 재생종이가 더 비싸다는 것도 아는데, 좋은 재생용지 말고 외서처럼 거친 재생종이는 좀 더 저렴하지 않나요? 아닌가? 그냥 그렇다는 바람이 있어요.)

<달의 궁전>을 크게 세부분으로 나눠보자면  처음부분 주인공의 성장배경 및 대학생활, 기인에 가까운 거지생활(-,.- 사실 나는 이부분이 제일 흥미있었고 재밌게 읽은 부분이다 우울끝판왕을 보는 동질감이 새록새록), 에핑과 함께하는 일상, 에핑이 죽은 이후의 바버와의 만남 그리고 그 이후의 생활이 되겠다.

처음에 잘 안읽히는 것은 이 작가양반의 특징이라서 그려려니 했다가 주인공의 거지생활이 마음에 들어서 단숨에 흡입력있게 읽어내려갔다. 그러다가 괴팍한 에핑과의 생활이 흥미로워서 재미나게 책장을 넘겼는데  바버와의 만남편부터 사실 재미가 떨어지기는 했다. 이 소설을 10년 전에 읽었더라면 더 재밌는 소설이라고 기억하겠지만 지금은 이미 비슷한 느낌의 영화나 글을 읽은 기억이 있어서 나에겐 <뉴욕3부작>만큼의 재미는 아니었다. 소설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달의 궁전>의 내용을  생각해보면 주인공의 관계의 한부분이 끝나면 다른 관계로 이어지고, 그 끈이 또 끊어지면 다른 관계로 이어진다. 주인공은 판타지스러운 관계와 사건들이 모조리 사라지고 완벽하게 혼자가 되지만, 그것이야말로 내일을 살아가는 가장 완벽한 형태가 아닐까  생각했다. 내 뒷모습은 나의 앞모습과 함께 현실에서 공존하지만, 나는 내 뒷모습을 볼 수 없다. 내 뒷모습이 환상이 아닌 것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어딘가에 시간을 오가며 볼 수는 없지만, 다른 누군가를 이어주고 버텨주는 형태는 어떤 식으로든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달'을 향해가는 그 어느 곳의 미래라든지, 현재 혹은 세상을 살아가는 어떤 타이밍이라든지. 이름과 형태가 다를 뿐 '달의 궁전'아래에서 제각각 살아가는 것이니까.

 

 

 

and

 요즘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서 읽고 있다. 일단 서울도서관에 감사드리며.

 

 

집에 읽지 않고 쟁여둔 책들이 책장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관계로(가을에 정리를 했더랬다) 집에 새로운 책을 사들고 가기가 심적으로 찔린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사서 쟁여두고 처리하지 못해서 쌓아놓은 건물이 내 방에 덩그라니 있는 형상이라 새 책을 사들고 가면 스스로 자책하는 꼴이 되고 말더라.

(그러는 중에 지난 달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또 한권을 업어왔으니 흑흑...<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을 샀다.지금도 가난하지만 궁상보단 우아해지고 싶어서 T.T)

 

올해의 목표는 옷이든 책이든 낭비를  줄이는 것이기에 나름 목표를 달성하려고 엄청 애쓰는 중이다. 책을 살 때는 당장 읽으려는 욕구가 하늘을 찌를 것만 같아서 요리조리 살펴보며 신중한 구매를 하는 시늉을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시늉인지 여러권을 동시에 읽는 습관이 있는 나로서는 끝까지 꾸준히 읽기가 어렵다. 오히려 시리즈물 같은 대하소설은 호흡이 길기때문에 잘 읽는 편인데 중편소설이나 에세이,인문과학 관련된 글들은 한 챕터씩 읽고 끊기는 일이 많아서 정작 오랜 시간을 두고 다 읽었을 때에는 앞의 내용과 느낌이 사라지고 난 후라, 두 번은 읽어야하는 수고를  일부러 만드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은 흥미를 느끼지만 사기엔 뭔가 어려운 책들을 조금씩 빌려 읽는 중이다. 줄을 치며 읽는 버릇이 몇 년 전부터 생긴 탓에 손을 부들부들 떨며 참는 게 힘들어서 그렇지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그동안에는 건강관련 책이나 전문서적을 빌려 읽었는데 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같은 수필도 단시간 내에 읽고 반납하는 성실한 추진력을 발휘하게 되니까 대여해서 읽는 것도 꽤 장점으로 여기게 된다.

 

예전부터 도서관 책을 대여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던 것은 여러사람의 손을 거친 손때의 흔적이 후각이나 촉각으로 느껴지는 답답함 때문이었는데, 요즘은 책소독기가 있어서 대여하기 전에 몇 분가량 그 곳을 통과해서 데려오면 제법 산뜻한 기분이 들어서 읽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구매 접근성이 떨어지는 전문서적만 대여할 것이 아니라 평소 흥미있는 분야의 책도 빌려서 읽어봐야겠다. 물론 나의 책장에 자리하는 책들도 같이 읽으면서.

 

 

덧붙여서

 

최근에 빌려 읽은 책들을 밝히자면 <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이다. 감상문을 적어두지 않으니 나의 뇌도 같이 도서관으로 반납되는 기분이 든다.

대여해서 읽은 책들은 필히 감상문을 적어야겠다. 작년부터 사주관련 책을 조금씩 읽고 있는데 이건 갈수록 태산인 것이 한문이 싫어서 내 사주 따위 보기 귀찮다는 게 함정.ㅎㅎ

부지런을 떨어서라도 대여한 책은 감상문을 적어보자. 이러다가 귀찮아서 사고 말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집에 사둔 책을 먼저 읽고 낭비하지 않기로.

 

 

 

 

 

 

and




하루키는 소설보다 에세이가 취향에 맞는 것 같다. 소설도 물론 재미나지만 이 작가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뭐 이렇게 귀엽고 솔직한 글을 쓴단 말인가?" 하고 웃음짓게 만들어버리는 묘한 매력이 있다.
집에 있는 잡문집 보다 예전 글들이 많은 것 같아서 (지금의 내 나이와 비슷한 시기에 쓴 글이 특히 반가웠다)더 재미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여러가지 사항들이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서 내가 이사람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그저 취향이 겹쳐서 이 책을 재미나게 보는 것인지 헷갈리는 면도 있었다.

그 중에 하나는 영어에 대한 생각인데, 나는 영어는 글씨로 읽는 것을 좋아하고 회화는 별로라서 앞으로도 연습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편이다.근데 이냥반이 자기는 영어회화에 흥미없는 편이라고.번역을 하시니 당연히 읽기는 즐겨하시는 모양이다.
하루키 아저씨는 내게 영어에서 가정법의 소중함을 알려주신 분이라 ('상실의 시대' 내용중에 비슷한 게 있다ㅎㅎ) 가끔 영어원문을 읽다가 굉장한 문장을 발견하게 되면
'하루키님 말이 맞네.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딩수준의 리딩이지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독서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고 본다.책을 읽지 않고도 현명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생각의 깊이가 얕은 나로서는 불가능하니까.
나는 읽는다.가끔 읽어가는 글이지만 누군가의 말을 듣고, 생각하고, 곱씹어 보고 .어느날 문득 내 생각을 그 책들과 함께 쏟아내는 때는 약간은 다른 틈새가 생겨 공간을 만들어 낸다.
누군가의 생각을 읽고 내 안의 것들과 얽히고설키고, 그런 과정속에서 틈새는 확장되고 새로운 곳은 익숙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것. 작지만 확실한 영역을 확인하는 것.
그런게 아닐까.


살아가는 것을 놓치지 않고 다양하게 느끼며 즐기시는 하루키씨가 좋습니다. 진짜로!


--스마트폰으로 작성=_=


and
안녕.
뜨겁고 아린 감정을 너머
어렵고도 흐린 마음을 되잡으며
계속 걸어가야 하는 것.

그게 삶이다.
삶은 투쟁이며
참여하고 안하고는 내 선택이다.



그동안 많은 얘기들 감사합니다.작가님.
어제 꿈에까지 나오시고.
꿈에 작가님이 나온 건 처음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미약하지만 저만의 투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매일 일어나서 살아가기로 마음먹는 것부터 익숙해지도록 할게요.
행복했어요.지난 4개월.



<태백산맥>핸디북10권을 읽고 씁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