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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상태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새벽부터 두통시작 !
염통이 쫄깃하네.

안 할 것도 아니면서 징징거리지 말자.
그동안 시간낭비한 것으로도 충분하니까.

동네 모닝커피로 input했으니 output할 차례

and



눈이 부시다.
이젠 정말 오월

이번주에는 카메라를 들고 한 컷이라도 찍어야겠다.

찍는 손맛이 그리워!

and

2013년 5번 째 영화

 

 

 

 

-제주 4.3 사건을 다룬 흑백영화.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사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수상하지 않았더라면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예전보단 확실히 영화에 대한 흥미를 잃었고 전반적인 예술관련 행위들에  발들여 놓기를 꺼리게 되었다. 한발짝 멀찍이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는 좀 나아지긴 했지만 마음의 등불같은 온기가 사라진 것만은 확실하다. 이런 감정이나 접근성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아직까지 가늠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나 할까. (지인이 노화현상이라고...-.-)

 

아무튼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기분으로 나오게 될까봐 망설였던 것인데 지금은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더 크다. 예전만큼 온몸으로 아파하며 영화를 접하지 않았고 (여전히 이런 내용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불편하지만) 영화를 영화로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여기까지는 개인적인 몸과 정신상태에 대한 반응의 끄적임.

 

 

영화자체만을 두고 본다면 흑백영화로 만들었기 때문에 1950년 대 ~1960년 대 한국영화의 분위기가 자연스레 비교가 되었다. 당연히 그 때의 테크닉과 지금의 테크닉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무수히 봐왔던 60년대 한국영화의 헐벗은 느낌이랄까. 시대배경이 비슷하니 비교가 되는 것이지만  너무 영화같지도 너무 현실같지도 않는 배경의 정도가 개인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제주도라서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알려진 배우가 없었다는 점 또한 이 영화에 몰입도를 높이는 플러스 요인.

 

영화가 24프레임의 필름CUT들로 구성된 것이라고 말이라도 해주듯이 한 컷, 한 컷  버릴게 없었다. 모두가 잘 찍어놓은 사진을 돌리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과장되면서도 축소되었고,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구축하는 씬들의 미장센이 압도적으로 뛰어났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도 순간순간 들었고 동굴속에서 웅크리고 대화를 이어가는 시선의 이동들도 아주 아름다웠다. (하지만 음향은 역시나...)

 

예전에 비전향장기수에 관한 영화'선택'을 보고 한동안 마음이 먹먹했던 기억이 났다. 지금보다도 훨씬 어렸던 시절이었는데 다큐 혹은 극영화를  통해 현실의 비극을 영상물로 다시 접하는 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를 두고 고민했던 것 같다. 좀 더 나은 사람이고 싶었던 욕망과 정의를 외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아마도 그런 생각을 했던 때라고 기억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지슬'을 보았는가?

 

예전같으면 어떤 특정장면에서는 눈물을 '왈칵' 쏟았을 것이다. 그 고통이 내것인양 몰입하면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살짝 눈물을 지은 장면은 할머니와 관련된 내용의 장면이었다.

 

전보다 나의 상태가 좋아졌다고 생각하게 된 부분은 개인의 시점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다른이의 관계속에서 양쪽의 팽팽한 긴장감까지 함께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연결고리까지 생각하게 된 것이 발전이라면 발전인셈.

 

 

 나는 여전히 지난 우리 역사에 관한 글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어느 때는 정신상태에 따라 눈물도 나는 반면에 지금은 정치가 지겨워서 뉴스나 사회면은 보지도 않고 있다.

가슴이 답답해서 숨쉬기 힘들만큼은 아니지만 나름의 어려움이 쌓였고 또 회피하고도 있다. 하지만 내가 철저하게 외면하지 않고  과거와 현실의 경계선에서 서성이는 일들 또한 의미있는 일이라고 본다. 혼자서 높은 벽을 세우고 모두를 밀어내어 어떤 면에선 고립되기도 했지만 사람들과 슬픔을 공감하고 나아지려하는 몸부림 정도는 칠 줄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이런 영화를 보러다니는 사람 중에 하나인 것이다.

 

 

[정말로 오랜만에 영화감상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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